'삼의 법칙'으로 유명한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삼이 인공지능(AI)으로 인한 급격한 대량 실업보다 점진적인 일자리 감소가 더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은 26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느리게 움직이고 서서히 구축되는 위기 시나리오가 더 걱정스럽다"며 점진적 위기는 정책 입안자들의 대응을 늦춰 더 큰 경제적 고통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트리니 리서치는 AI로 인해 미국 실업률이 10%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AI 관련 투자 불안 심리를 자극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고, 이 여파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80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그러나 삼은 이와 같은 '파멸 시나리오'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AI가 급격한 일자리 감소를 유발할 경우 정부가 신속한 재정 및 통화 부양책으로 경제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은 "그들이 제시한 파멸 시나리오에는 매우 강력한 정책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며 팬데믹 시기의 재난지원금이나 세법 전면 개편 등이 동원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이 정작 우려하는 것은 AI가 노동자들을 서서히 대체하는 상황이다. 그는 일자리 감소가 "더 완만하게" 진행될 경우 정책 입안자들이 개입을 주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로 인해 위기가 서서히 누적되면서 더 큰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고는 미국 노동 시장이 이미 동력을 잃기 시작한 시점에 나왔다. 미국 노동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고용은 약화됐고 해고는 지난 5년간 증가 추세를 보였다. 골드만삭스 역시 앞서 AI가 미국 전체 노동자의 약 6~7%를 대체할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경기 침체 예측 지표인 '삼의 법칙(Sahm Rule)'을 고안한 삼은 올해 미국 경기 침체를 기본 시나리오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최근 AI로 인한 시장 변동성을 목격한 뒤, 기존 15%였던 경기 침체 가능성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