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 유해 가스를 '지문'처럼 식별해 내는 초정밀 휴대용 대기오염 측정기가 개발됐다.

오스트리아 그라츠 공과대학교(TU Graz) 실험물리학 연구소 비르기타 슐체-베른하르트 교수 연구팀은 자외선(UV) 이중 레이저를 이용해 유해 가스 농도를 0.5초 만에 측정하는 'UV 이중빗 분광계'를 개발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장치는 최대 2.5km 범위 내의 대기오염 물질을 탐지할 수 있다. 크기는 이사 상자 정도로 작아 도심이나 산업단지, 농업 지역 등에서 이동하며 대기 질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측정 원리는 고유의 '지문'을 식별하는 방식이다. 장치가 자외선 레이저 펄스 두 개를 발사하면 공기 중 가스 분자들이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한다. 물질마다 빛을 흡수하는 패턴이 다른데, 분광계는 이 차이를 분석해 오염물질의 종류와 농도를 파악한다.

연구팀은 2년 전 세계 최초로 같은 방식의 분광계를 개발했으나, 당시에는 대형 실험실 설비가 필요했다. 이번에 개발된 장비는 레이저 광원을 두 개에서 하나로 줄여 시스템을 단순화하고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

새 분광계는 기존의 어떤 UV 분광계보다 뛰어난 1기가헤르츠(GHz)의 해상도를 자랑한다. 연구팀은 이 장비를 이용해 기존 장비로는 관측할 수 없었던 대기오염 물질 포름알데히드의 빛 흡수 패턴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1960년대부터 물리학계에서 사용돼 온 포름알데히드의 회전 상수가 실제와 최대 15%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수정했다. 이는 기초 과학 분야의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는다.

슐체-베른하르트 교수는 "원칙적으로 반투명한 기체 물질은 무엇이든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다"며 "한 번의 측정으로 여러 오염물질의 농도를 파악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유럽연구위원회(ERC)의 지원을 받아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