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 마이클 버리가 엔비디아의 취소 불가능한 구매 약정이 1년 만에 950억달러(약 126조원)로 급증했다며 '재앙적'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버리는 자신의 서브스택 게시물을 통해 엔비디아의 연례 보고서에서 이 같은 '우려스러운' 항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버리가 지적한 문제는 엔비디아의 구매 약정액이다. 이 금액은 12개월 만에 약 160억달러에서 950억달러로 6배 가까이 폭증했다.

그는 이러한 급증이 핵심 공급업체인 TSMC가 엔비디아의 최신 칩 생산 능력을 확충하는 대가로 더 긴 계약 기간과 현금 지급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버리는 "엔비디아는 수요가 확정되기도 전에 취소 불가능한 구매 주문을 하도록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공급망 용량을 더 많이 확보하려는 의도적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엔비디아의 총 공급망 관련 채무가 1170억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연간 영업 현금 흐름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버리는 "이는 평소와 같은 사업이 아니다. 이것은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버리는 닷컴 버블 당시 시스코의 사례를 들며 엔비디아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시스코 역시 폭발적인 성장을 예상하고 공급업체와 구매 약정을 대폭 늘렸다. 그러나 IT 지출이 급감하자 재고의 약 40%를 상각 처리했고 주가는 폭락했다.

버리는 "어떤 경기 침체든, 그것이 닥쳤을 때 엔비디아의 수익과 대차대조표에 더 심각하고, 어쩌면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전부터 인공지능(AI) 붐을 거품으로 규정하고 엔비디아 주가 하락에 베팅해왔다. 버리는 엔비디아의 높은 이익률이 과도한 수요에 따른 가격 결정력의 산물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수요가 흔들리면 이익률도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이러한 경고에도 엔비디아는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최근 12개월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65% 증가해 2160억달러와 1200억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2023년 초 이후 13배 이상 상승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