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물리학계를 괴롭혔던 '양성자 크기' 미스터리가 마침내 풀렸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CSU) 연구팀은 수소 원자핵 양성자의 반지름을 0.84펨토미터(fm·1fm은 1000조분의 1m)로 정밀 측정해 오랜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최근 발표했다.
양성자 크기 논쟁은 측정 방식에 따라 결과값이 미세하게 달라지면서 시작됐다. 과학자들이 전자를 이용해 양성자 반지름을 측정했을 때와, 전자보다 무거운 입자를 사용했을 때의 측정값이 달라 불일치가 발생했다.
이 불일치는 측정 과정의 오류 때문인지, 혹은 우주의 기본 원리를 설명하는 물리학의 '표준모형'을 수정해야 할 새로운 물리 현상의 증거인지에 대한 논쟁을 낳았다.
이번 연구팀의 측정값인 0.84펨토미터는 기존에 널리 쓰이던 0.876펨토미터보다 작은 값이다. 이는 무거운 입자로 측정한 값과 일치하는 결과로, 측정 방식 간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한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팀도 다른 방식으로 같은 결과를 거의 동시에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딜런 요스트 콜로라도 주립대 물리학과 부교수는 "이번 실험 결과는 표준모형의 예측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새로운 힘이나 입자가 불일치의 원인일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진공 속에서 수소 원자 빔을 만든 뒤, 레이저를 이용해 전자의 에너지 변화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양성자 반지름을 계산했다. 양성자의 크기는 전자의 궤도에 미세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를 역으로 추적한 것이다.
논문의 제1 저자인 박사과정생 라이언 불리스는 "두 개의 레이저를 동시에 사용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측정 정밀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측정 기술을 활용해 앞으로 중수소와 같이 더 복잡한 원자의 구조를 연구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