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인공지능(AI) 사용을 적극 독려하던 글로벌 기업들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비용에 놀라 뒤늦게 사용 제한에 나서고 있다.

3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월마트는 최근 사내 AI 에이전트 사용량을 제한했으며, 우버는 특정 AI 코딩 도구에 대한 직원 1인당 월간 지출 한도를 1500달러로 설정했다. 우버는 이미 특정 AI 도구의 연간 예산을 모두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AI의 기본 연산 단위인 '토큰' 사용량이 예상을 뛰어넘어 폭증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앞다퉈 AI 도입을 독려했지만, 막대한 비용 청구서에 직면하자 입장을 바꾸고 있다.

이전까지 액센츄어, 코인베이스 등은 직원들에게 AI를 수용하지 않으면 경력 개발에 뒤처질 수 있다고 압박했다. 스타벅스는 기술직원 보너스의 4분의 1을 AI 도입을 포함한 부서 목표와 연동하기도 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콘퍼런스에서 자사 AI 제품의 월간 토큰 사용량이 지난 1년간 7배 증가한 3200조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기업이 연간 토큰 예산을 이미 소진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문제 해결과 무관하게 AI 사용량 순위를 올리기 위한 '토큰맥싱'(tokenmaxxing)을 막기 위해 AI 사용량 순위표를 폐쇄하기도 했다. 데이브 트레드웰 아마존 수석부사장은 "단지 AI를 사용하기 위해 AI를 쓰지 말라"고 직원들에게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기업은 급증하는 AI 투자 비용을 실제 효율성 증대로 정당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방침이 오락가락하면서 직원들은 혼란에 빠졌다. 업무 흐름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리지그의 시오반 새비지 CEO는 "기업들이 명확한 계획 없이 사용량만 늘리라고 하다가 이제 와서 후퇴하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앞으로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에이전트 AI'가 확산되면 기업들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에이전트 AI는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돼 기존 AI보다 최대 1000배 더 많은 토큰을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맷 크롭 최고기술책임자는 "직원들이 이제 막 AI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시점에서 사용을 억제하는 것은 AI가 가져올 궁극적인 이점을 제한할 수 있는 비생산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