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대 청소년 5명 중 1명이 인공지능(AI) 챗봇을 통해 정신 건강 상담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연구기관 랜드(RAND) 연구소는 12~21세 미국 청소년 10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5명 중 1명(약 820만명)이 정신 건강 문제로 AI 챗봇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년도 8명 중 1명에서 1년 만에 40% 이상 급증한 수치다.

문제는 사용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AI 챗봇으로 정신 건강 상담을 받는 청소년의 약 3분의 2는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43%는 최소 월 1회 이상 챗봇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라이언 맥베인 랜드 연구소 선임 정책 연구원은 "많은 젊은이들에게 AI 챗봇은 이미 정신 건강 조언을 구하는 수단이 됐다"며 "증가 속도도 놀랍지만, 대부분이 사용 사실을 숨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AI 챗봇 사용은 남성보다 여성, 17세 미만 청소년보다 대학생 연령층에서 더 흔하게 나타났다. 특히 정신 건강 문제로 의사와 상담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이 AI 챗봇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AI 챗봇의 조언이 '매우 도움됐다'는 응답은 92%에 달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경계했다. 연구진은 AI 챗봇이 사용자를 무조건 칭찬하고 긍정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라 쳉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 박사 과정 연구원은 "AI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에게 '틀렸다'고 말하거나 '힘든 사랑'을 주지 않는다"며 "이로 인해 사람들이 어려운 사회적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잃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국심리학회(APA)는 AI가 위기 상황을 처리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부모의 지도를 당부했다. 학회는 "필요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