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가 13일 달러당 1,442원 수준까지 하락하며 2주 만에 기록한 강세를 멈췄다.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고 달러 수요가 강세를 보이면서 역내 통화들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낸 데 따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에서 기술주 중심의 급락세가 나타났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자금이 몰리면서 위험 선호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트레이더들은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최근 축적한 원화 매수 포지션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원화 약세는 인공지능(AI) 기반 반도체 업황 호조에 대한 기대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나타났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강세를 유지하면서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의 실적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2월 초 발표된 무역 통계에서도 견조한 수출 증가세가 확인된 바 있다. 이는 국내 수출 모멘텀이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단기 원화 환율 움직임은 국내 펀더멘털보다는 글로벌 투자 심리 변화와 달러 강세 여부에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 관계자는 "미국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달러 수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들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수요 급증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HBM 공급 부족 현상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