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오랜 유혈 사태가 가뭄 등 기후 변화보다는 종교적 분열에서 비롯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WZB 베를린 사회과학센터는 나이지리아의 20여년간 축적된 가뭄 패턴, 분쟁 사건, 지역 사회의 종교 구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무슬림 유목민과 기독교 농민 공동체가 만나는 지역에서 폭력적 충돌이 가장 빈번했다.
연구를 공동 저술한 루트 코프만스 훔볼트대 사회학 교수는 "기후 변화가 폭력의 주요 동인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데이터는 종교적 분열이 결정적 요인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헬 지대의 기온 상승과 사막화로 목초지가 줄자, 풀라니족 유목민들은 전통적 방목지를 벗어나 남쪽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도가 다수인 정착 농민 공동체와 충돌이 잦아졌다.
반면 유목민과 농민 모두 무슬림인 북부 지역에서는 분쟁이 격화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연구팀은 같은 종교를 가진 이들 사이에서는 재산과 폭력 사용에 관한 공통된 규범이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나이지리아 북서부 카두나주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도 기독교 응답자는 갈등의 원인을 종교에서 찾는 경향이 강했다. 반면 무슬림 응답자는 가뭄과 자원 경쟁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보고서에서 나이지리아 종교 폭력의 배후로 풀라니족 무장단체를 지목했다. 위원회는 약 3만명의 풀라니족 무장대원이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주로 밤에 오토바이와 총, 마체테 등을 이용해 농촌을 습격하고 주민들을 땅에서 내쫓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폭력 사태로 나이지리아 중부 '미들 벨트' 지역에서만 최소 13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현지 법률 전문가인 글로리아 마베이암 발라손은 "정부가 테러에 가담하는 이들을 막기 위한 명확한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직 경찰 고위 간부인 윌슨 이날레그우 역시 "지역 간 경계를 넘어 확산하는 공격 패턴을 예측하고 강력한 순찰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