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북극 지역이 탄소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 40년간의 생태계 변화를 정밀 추적할 수 있는 고해상도 지도가 개발됐다.

미국 유타대 연구팀은 1984년부터 현재까지 북미 북극·아한대 지역의 지상 생물량(biomass) 변화를 담은 연간 데이터세트를 구축했다고 국제학술지 '원격 환경 탐사'(Remote Sensing of Environment) 4월 30일(현지시간)자에 발표했다.

북극과 아한대 지역은 지구 평균보다 최대 4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 지역의 광대한 숲과 툰드라는 광합성을 통해 막대한 양의 탄소를 흡수하는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잦은 산불과 가뭄은 생태계를 파괴해 탄소 흡수 기능을 약화시킨다. 심할 경우 식물이 죽어 썩는 과정에서 오히려 탄소를 배출하는 '탄소 폭탄'으로 변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지역의 탄소 저장량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위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존 지도들은 데이터마다 측정값이 달라 혼란을 야기했다.

이에 연구팀은 지난 3월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 회보'(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기존 9개 데이터세트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먼저 발표했다. 특정 지도가 가장 우수하다고 결론 내리기보다, 산불 영향 추적이나 국가 탄소 예산 추정 등 각 목적에 맞는 데이터세트가 무엇인지 제시하는 일종의 안내서다.

이번에 새로 개발한 지도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북극·아한대 취약성 실험'(ABoV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랜샛 위성 이미지와 항공 라이다(LiDAR) 측정, 미국과 캐나다 산림청의 방대한 데이터를 결합했다. 이를 통해 야구장 다이아몬드 크기인 30m 해상도로 40년 가까운 시간의 변화를 탐지할 수 있게 됐다.

존 왕 유타대 교수는 "30m 이상 규모로 일어나는 산불 같은 큰 변화는 물론 벌목이나 토지 용도 변경 같은 작은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데이터는 온난화가 식물 성장을 촉진해 탄소 흡수량을 늘릴 것이라는 기존 가설이 현실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온난화는 동시에 산불, 병충해, 가뭄 위험을 높여 탄소 배출을 늘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정부나 기관이 기후 정책을 수립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하는 데 이번 연구 결과가 불확실성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개발된 데이터는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