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량지수(BMI)만으로는 비만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려워 실제 환자 수가 과소평가됐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의대 연구팀은 국제 의학 학술지 '내과 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BMI 기준 과체중인 성인 상당수가 실제로는 비만일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성인 5600명을 대상으로 BMI 외에 허리둘레 등 신체 측정값과 장기 기능 저하 여부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BMI상 과체중이지만 비만은 아닌 성인의 절반가량이 '임상적 비만'으로 재분류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 위원회가 제시한 새로운 비만 정의에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비만을 과도한 체지방으로 인해 조직 및 장기 기능 장애가 발생하는 만성 전신 질환으로 정의한 바 있다.
다만 연구 결과에 대한 반론도 제기됐다. 국제 비만 위원회 의장인 프란체스코 루비노 박사는 해당 연구가 간염이나 루푸스 등 다른 원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을 비만과 연관 지어 환자 수를 과대평가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BMI가 여전히 유용하다는 의견도 있다. 엘리자베스 셀빈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BMI는 다른 체지방 측정 지표와 상관관계가 높고, 추가 검사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며 BMI의 실용성을 강조했다.
의료계가 주목하는 것은 BMI 수치 자체가 아닌 '과도한 체지방', 특히 내장지방이다. 내장지방은 염증 물질과 호르몬을 분비해 혈당 조절과 심장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도한 체지방은 있지만 아직 장기 손상이 없는 상태는 '전임상 비만'으로 분류된다. 이를 두고 조기 치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측과, 질병의 심각성을 간과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선다.
머시디스 카네톤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며 "효과적인 치료법을 사용하기 위해 기다릴 이유가 없다"고 조기 개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