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젬픽, 위고비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비만 치료제가 오히려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케임브리지대 공동 연구팀은 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신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세마글루타이드, 티르제파티드 성분의 비만 치료제가 체중 감량에 획기적인 효과를 보였지만, 장기적인 혜택은 약물 외적인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양 상담, 건강한 식단, 지속적인 의료 지원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약물을 안전하게 사용하고 건강 개선 효과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지원 시스템 없이 약물만 보급될 경우, 비만 치료에 있어 '이중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는 포괄적인 지원과 함께 약물을 사용하지만, 다른 이들은 약물과 지원 모두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에이드리언 브라운 UCL 교수는 "비만 치료는 단순히 의학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적 문제"라며 "통합적인 식단 지원과 식품 경제성에 대한 고려가 없다면 이 약물들은 기존의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만 치료제는 식욕과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메스꺼움 등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적절한 식단 지침이 없으면 영양 불균형이나 근육량 감소 같은 부작용을 겪을 위험이 커진다.
연구팀은 건강한 식단일수록 비용이 더 비싸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이미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는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큰 장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리 스프레클리 케임브리지대 박사는 "핵심 질문은 누가 이 약에 접근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누가 장기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키지 않으려면 약물 접근권과 함께 지원 시스템에 대한 공평한 접근권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