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이후 황폐해진 산림을 복구한 주역 '리기테다소나무'가 개발 약 70년 만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정식 학명을 얻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한국산림과학회,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리기테다소나무 학명 정당공표 기념 기준목 지정식'을 지난 28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리기테다소나무는 1950년대 고(故) 현신규 박사가 개발한 인공 교잡종으로,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 산림 녹화에 큰 공을 세웠다.
그동안 '리기테다소나무'라는 이름은 국내에서 관행적으로 쓰였으나, 국제명명규약(ICN)이 정한 기준표본 지정 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해 정식 학명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에 3개 기관은 관련 자료를 재검토하고 기준을 충족시켜, 한국산림과학회지 6월호에 정식 학명 공표 논문 게재를 확정했다.
이번에 지정된 기준목은 학명의 기준이 되는 나무로, 국립산림과학원 내에 있는 1대 잡종 개체다. 이 나무는 현신규 박사의 호를 따 '향산목(香山木)'으로도 불리며, 향후 리기테다소나무 연구의 기준점 역할을 하게 된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생물 이름을 정확히 정리하는 것은 국가 생물자원 가치를 기록하고 활용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관행적으로 사용되던 이름을 국제 기준에 맞게 바로잡은 중요한 사례"라고 밝혔다.
강규석 한국산림과학회장은 "국내 임목육종 연구 성과를 학술적으로 되새기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수목원은 앞으로도 국내 산림생물 이름을 체계적으로 검토해 국제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하는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