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한 인공지능(AI) 트래픽의 상당 부분이 AI가 스스로 만들어낸 비생산적인 '가수요'이며,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중은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IBK투자증권은 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에이전틱 AI가 스스로 작업을 반복하며 생성하는 트래픽이 폭증하고 있지만, 실제 결제로 이어진 비중은 2.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이전틱 AI 서비스로 인한 토큰 소비량은 15개월 만에 68배 폭증했으나, 이 중 약 70%는 불필요한 파일 읽기, 반복적 추론 등 '토큰 낭비'에 해당했다. 에이전트가 처리한 트래픽의 77%는 단순 제품 검색에 집중됐고, 계정 로그인 후 활동하는 비중은 8.8%에 그쳤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에이전틱 AI 트래픽은 전년 동기 대비 7851% 급증했지만, 실수요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토큰 사용량 폭증에 따라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업들은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하고 사용량 기반 과금 정책을 도입하는 등 보수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다만 IBK투자증권은 현재 AI 산업의 버블 붕괴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과거 닷컴버블 시기와 달리 빅테크 기업들이 30~45%에 달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자체 자금으로 투자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4대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는 2026년 10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AI의 '실수요'가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등 물리적 세계에서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전망을 인용해 2035년 전 세계 로보택시 시장이 4150억 달러(약 560조원) 규모로 성장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3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대차, 삼성전자 등 한국 대기업의 글로벌 제조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IBK투자증권은 초대형 생산 라인 운영 경험과 핵심 부품의 안정적 공급망 관리 능력을 한국 기업의 강점으로 꼽았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2028년 첫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