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앨버타주 산불 이재민들이 대피 후에도 비좁은 호텔 생활과 소득 단절, 정신적 고통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거리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연구팀은 2016년 포트 맥머레이 산불과 2023년, 2024년 앨버타주 산불 이재민 약 3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 예비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피 직후부터 귀가 후까지 이재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추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재민들은 산불 위험 지역에서 벗어난 뒤에도 지원이 단절되는 문제를 겪었다. 줄리 드롤레 교수는 "위험 지역을 벗어났다고 해서 지원 필요성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재민들은 거처를 잃은 동안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민 중 일부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년간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들은 호텔이나 대피소, 캠핑카 등에서 생활하며 사생활 침해와 비좁은 공간 문제에 시달렸다. 주방 시설이 없어 전자레인지나 주전자에 의존해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도 많았다.

경제적 어려움도 컸다. 대피 기간 동안 일을 하지 못해 소득이 끊겼고, 일부는 보험금을 받지 못하거나 주요 서류를 분실해 각종 지원을 신청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임차인, 저소득 근로자, 노인, 보험 미가입자의 고통이 더 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지원 시스템의 지역적 불균형 문제도 드러났다. 대부분의 지원이 에드먼턴, 캘거리 등 대도시에 집중돼, 교통수단이 없는 시골 지역 이재민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반대로 평생 시골에 살던 이재민이 낯선 도시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정신적 후유증도 장기간 지속됐다. 연구 참여자들은 대피 과정에서 겪은 불안과 공황, 상실감을 토로했다. 산불 시즌이 다시 시작되거나 연기, 사이렌 소리만 들어도 당시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되살아난다고 호소했다.

드롤레 교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유관 기관들의 유기적인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민을 위한 소득 지원 절차 간소화, 정신 건강 지원 확대, 아동·청소년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드롤레 교수는 "우리는 더 나은 지원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다"며 정부, 지자체, 호텔업계, 사회 복지 서비스 기관 등이 재난 대응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