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암으로 꼽히는 췌장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두 배 가까이 늘리는 새로운 경구용 치료제가 개발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의 제브 와인버그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31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신약 '다락손라십'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도 게재됐다.
연구팀은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전이성 췌장암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다락손라십 또는 추가 화학요법을 무작위로 투여했다. 그 결과 다락손라십을 복용한 환자군의 생존기간 중앙값은 13.2개월로, 화학요법 환자군의 6.7개월보다 약 두 배 길었다.
다락손라십은 췌장암 환자의 90% 이상에서 종양 성장을 유발하는 변이 단백질 'KRAS'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KRAS 변이는 수십 년간 신약 개발의 표적이 됐으나, 구조적 특성상 공략이 어려워 '치료 불가능'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와인버그 박사는 "암을 완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큰 진전"이라며 "화학요법보다 상당한 우월성을 보인 최초의 약물"이라고 설명했다.
신약은 생존기간 연장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은 기존 화학요법보다 통증이 적고 삶의 질이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주요 부작용으로는 발진과 구강궤양 등이 관찰됐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애리조나대학 암센터의 라크나 슈로프 박사는 "결과를 처음 봤을 때 눈물이 났다"며 "환자들이 의미 있는 혜택을 얻으며 치료를 계속 유지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다락손라십이 향후 전이성 췌장암의 '새로운 표준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종양 크기를 줄여 수술 가능한 환자를 늘릴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더 초기 단계의 환자에게 사용하는 방안도 연구할 계획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 약의 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