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한 대도시에서 뎅기열이 더는 계절성 질병이 아닌 연중 계속되는 위협으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도 아메다바드 시립공사(AMC)와 아메다바드대(AU) 공동 연구팀은 기후 변화로 밤 기온이 상승하면서 뎅기열을 옮기는 이집트숲모기의 번식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는 기온 25~27.5도, 습도 60% 이상인 '최적 서식 조건'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번식한다. 이 환경에서는 알이 부화하는 데 3일, 유충이 성충이 되기까지 약 3.5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문제는 기후 변화와 도시화로 인해 아메다바드 시의 밤 기온이 10년마다 0.41도씩 상승하면서, 모기의 최적 서식 기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서늘한 밤이 모기의 활동과 생존을 억제하는 자연적인 브레이크 역할을 했지만, 이 기능이 약화된 것이다.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이 지역의 뎅기열 감염재생산지수(R0)가 1.7929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R0는 한 명의 감염자가 평균 몇 명을 추가로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1을 넘으면 질병의 지속적인 전파가 가능함을 의미한다.

특히 일부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R0 값이 2를 넘어, 약간의 모기 밀도 증가만으로도 지역적 유행병이 발생할 수 있는 '감염원 지역'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경고했다.

더 큰 문제는 감염자의 약 90%가 증상을 보이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라는 점이다. 이들은 자신이 바이러스를 보유한 사실을 모른 채 일상생활을 하며 '조용한 전파'를 일으켜 방역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연구팀은 뎅기열 대응이 단순히 고인 물을 제거하거나 방역하는 차원을 넘어, 기후 변화와 도시 구조 변화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대책을 필요로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