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인이 국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받은 고정 대가는 한미조세협약상 과세 면제 대상인 '자본자산' 매각 소득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9일 미국법인 A사가 동작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원천징수법인세 환급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A사는 2016년 국내 제약사 B에 간암 치료용 신약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맺고 계약금 5억원을 받았다. B사는 이 금액에 대한 법인세를 원천징수해 납부했고, A사는 해당 소득이 한미조세협약에 따라 국내 과세 대상이 아니라며 세금 환급을 요구하는 경정청구를 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 2심은 A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기술이전료가 장래 매출에 연동되는 '사용료 소득'이 아니며, 협약상 과세가 면제되는 '자본적 자산'의 매각 소득에 해당한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먼저 기술이전료가 고정된 금액으로 지급돼 장래의 불확정적인 조건에 따라 변동되는 '사용료 소득'이 아니라는 원심 판단은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기술(노하우)이 '자본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한미조세협약상 '자본자산'의 정의가 없어 협약 체결 당시의 문맥을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1976년 협약 체결 당시 미국 내국세법은 사업에 사용되는 감가상각 대상 자산을 자본자산에서 제외했는데, 기술 노하우가 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사업에 사용하는 노하우는 한미조세협약이 규정하는 자본자산의 범위에서 일반적으로 제외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원심은 자본자산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사건을 파기환송하며 하급심에서 해당 기술이전이 '무형의 개인재산' 매각에 해당하는지, 매각 장소를 한국으로 볼 수 있는지 등을 추가로 심리해 과세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