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알코올농도 0.122%의 만취 상태로 시속 173km로 질주하다 사망 사고를 낸 운전자와 차선을 변경하던 차량 운전자의 책임이 절반씩이라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보험사 A사가 다른 보험사 B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A사 보험 가입 차량 운전자는 2021년 8월 서울 관악구의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시속 173km로 주행하다 5차선에서 2차선으로 진입하던 B사 보험 가입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연쇄 추돌이 발생해 A사 차량 동승자와 오토바이 운전자 등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1·2심은 두 운전자의 과실 비율을 50대 50으로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공동불법행위자 사이의 과실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며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에서는 음주운전자가 자신의 보험사에 내는 '사고부담금'을 상대 보험사가 지급할 구상금에서 공제할 수 있는지도 쟁점이 됐다. B사는 A사 운전자가 음주운전으로 사고부담금을 냈으니, 자신들이 지급할 구상금에서 이 금액을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고부담금이 음주운전 예방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로, 보험사 간 구상금 산정과 무관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구상금에서 원고가 운전자로부터 지급받을 사고부담금 상당액을 공제할 것은 아니다"라며 B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A사는 사고 피해자 유족에게 합의금 7억5000만원을 지급한 뒤, B사를 상대로 과실 비율에 따른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