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비료 공급망이 마비되면서 '글로벌 사우스'로 불리는 개발도상국들의 식량안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9일 보고서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비료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등 비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개도국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2026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국제 비료 가격은 급등세를 보였다. 4월 기준 요소 가격은 2월 대비 81% 폭등했으며, 인산 비료 가격도 20% 상승했다.

전 세계 비료 교역의 최대 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막힌 것이 결정적이었다. 질소 비료의 원료가 되는 천연가스 가격 역시 3월에 전월 대비 약 60% 상승하며 비료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KIEP에 따르면 특히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이 지역은 질소 비료 수입의 37%, 요소 수입의 58.3%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재정 여력이 부족한 이들 국가는 비료 가격 상승과 공급 감소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된다.

비료 대란은 전 세계 곡물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고서는 쌀,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 생산국의 생산비가 상승하며 2026년 하반기부터 곡물 가격 상승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국제 공조를 통한 비료 및 곡물 공급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개도국의 농업 생산성 향상과 비료 원료 도입선 다변화 등을 추진하고, 한국이 중견국으로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외교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