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교란종이 새로운 환경에 정착하는 성공 전략은 해당 지역의 기후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타바버라(UC 산타바버라) 연구팀은 28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연구를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이는 찰스 다윈이 제기한 이래 160년 넘게 이어진 '자연화 수수께끼'를 푸는 핵심 열쇠다.
다윈은 대표 저서 '종의 기원'에서 외래종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에 대해 두 가지 상반된 가설을 제시했다. 토종과 비슷한 종이 이미 환경에 적응돼 있어 유리하다는 가설과, 반대로 토종과 달라야 경쟁을 피해 자원을 독점할 수 있다는 가설이다.
연구팀은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200년 이상 축적된 100만건 이상의 식물 표본 데이터를 활용했다. 식물 표본의 수집 장소, 날짜, 개화 여부 등 방대한 정보를 기후 데이터와 결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춥거나 덥고 건조한 혹독한 기후에서는 토종 식물과 개화 시기 등이 비슷한 외래종이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생존 자체가 어려운 환경에서는 토종이 터득한 생존 방식을 따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후가 온화한 지역에서는 토종과 다른 특성을 가진 외래종의 생존율이 높았다. 특히 토종보다 일찍 꽃을 피워 수분 매개 곤충이나 자원을 독점하는 전략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캘리포니아의 외래종 풀을 예로 들었다. 이들은 봄에 일찍 싹을 틔우고 자라나 토종 야생화의 공간을 빼앗는다. 이는 생물 다양성 감소는 물론, 건조해진 풀이 산불을 더 빠르게 확산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번 연구는 생태계 교란종 관리 방안에도 실질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온화한 기후에서는 일찍 꽃을 피우고 토종과 다른 외래종을, 혹독한 기후에서는 토종과 유사한 외래종을 집중적으로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타데오 라미레즈-파라다 박사는 "생태계는 매우 복잡해 보통 연구 결과가 명확하지 않은데, 이번 연구에서는 기후에 따라 교란종의 전략이 체계적으로 나뉜다는 강력하고 분명한 신호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수전 마저 교수는 "미국에서 외래종 풀의 확산으로 인한 꽃가루 알레르기 관련 의료 비용만 연간 30억달러(약 4조3200억원)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