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코끼리의 부재가 쇠똥구리 개체 수를 3분의 1 토막 내는 등 생태계 연쇄 붕괴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프린스턴대와 플로리다대 공동 연구팀은 케냐 초원에서 코끼리가 사라질 경우 쇠똥구리 군집이 붕괴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케냐 음팔라 연구센터에 설치한 대규모 실험 부지에서 15년간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코끼리 등 특정 동물의 접근을 차단한 구역과 그렇지 않은 구역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코끼리가 없는 구역에서는 쇠똥구리 개체 수가 67% 급감했다. 쇠똥구리 생물량(biomass)은 51%, 종의 다양성은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다른 대형 초식동물의 접근을 추가로 막았을 때도 쇠똥구리 개체 수에 큰 변화가 없었다며, 이러한 생태계 붕괴가 오직 코끼리의 부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코끼리가 생태계에서 엄청난 양의 배설물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코끼리는 하루 최대 18시간 동안 130㎏가량의 먹이를 먹고 약 90㎏의 배설물을 내놓는다.

연구에 따르면 쇠똥구리들은 다른 어떤 동물의 배설물보다 코끼리의 배설물에 압도적으로 많이 모여들었다.

쇠똥구리는 동물의 배설물을 분해해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씨앗을 퍼뜨리는 등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연구를 이끈 토드 파머 플로리다대 교수는 "코끼리 손실은 단순히 코끼리만 잃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쇠똥구리 다양성의 상당 부분과 그들이 제공하는 생태계 기능까지 잃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끼리가 생태계의 '기반 시설'과 같은 존재임을 보여준다"며 "하나의 중요한 종의 멸종이 생태계 전체에 연쇄적인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론을 현실에서 증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