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인간이 작성한 것과 거의 구별할 수 없는 수준의 금융 연구 논문을 12시간 만에 수백 편 생성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하일 벨리코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부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2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경제 문헌 저널'에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AI를 이용해 학술 논문을 자동으로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약 12시간 만에 380편에 달하는 완성된 형태의 금융 논문을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먼저 데이터 마이닝을 통해 주식 시장의 이상 현상(아노말리) 신호 3만여개를 식별했다. 이 중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신호 95개를 추려냈다.

이후 대규모언어모델(LLM)인 '클로드 오푸스 4.1'을 활용해 95개 신호 각각에 대해 4가지 다른 가설을 적용한 논문 380편을 자동으로 생성했다. 각 논문에는 초록, 서론, 데이터 분석, 결론, 참고문헌까지 모두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AI를 활용한 '결과를 먼저 알고 가설 세우기'(HARKing)의 대량 생산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미 알려진 데이터 패턴에 맞춰 사후에 그럴듯한 가설을 만드는 행위로, 학계에서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연구 관행이다.

벨리코프 교수는 "AI가 이제 대규모로 수많은 논문을 생산할 수 있다"며 "이는 지식 생산과 전파의 본질을 바꿀 것이라는 조기 경보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AI 기술 발전에 따라 기존의 동료 심사(피어리뷰) 시스템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벨리코프 교수는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우리의 업무는 많이 진화할 것"이라며 "이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데 투자할수록 더 나은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