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과학계를 혼란에 빠뜨렸던 달 자기장 미스터리의 원인이 아폴로 임무의 '표본 편향' 때문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아폴로 우주인들이 가져온 월석이 달의 자기장 역사를 오해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했다고 과학 전문매체 IFL사이언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아폴로 임무가 착륙 편의성을 위해 평평한 '달의 바다(lunar maria)' 지역에 집중된 점을 지적했다. 이 지역은 우연히 티타늄이 풍부한 암석으로 구성된 곳이다.
과거 분석된 월석들은 모두 이 지역에서 채취된 것으로, 강력한 자기장의 흔적을 담고 있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달이 과거 5억년 동안 지구처럼 강력한 자기장을 유지했다고 해석해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달의 자기장이 실제로는 대부분 약했으며, 강력한 자기장은 지질학적으로 매우 짧은 기간에만 나타난 이례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논문 주저자인 클레어 니콜스 옥스퍼드대 부교수는 "아폴로 표본이 수천년간 지속된 극히 드문 사건에 편중돼 있었다"며 "지금까지 이를 5억년의 역사로 잘못 해석해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달 내부 깊은 곳에서 티타늄이 풍부한 암석이 녹으면서 짧게는 수십년에서 길게는 5000년 미만 동안만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했다고 추정했다.
공동 저자인 존 웨이드 부교수는 "외계인이 지구에 6번만 착륙했다면 비슷한 표본 편향을 겪었을 것"이라며 "만약 아폴로 임무가 다른 곳에 착륙했다면 우리는 달이 약한 자기장만 가졌다고 결론 내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향후 달 남극으로 향하는 아르테미스 임무가 이번 가설을 검증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달의 다른 지역에서 채취한 암석은 달 자기장의 역사를 더 정확히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