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 신약 '오르포글리프론'이 임상시험에서 최대 9kg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경쟁 약물을 압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6일(현지시간) 의학 저널 '랜싯(The Lancet)'에 게재된 연구를 인용해 일라이 릴리가 개발 중인 경구용 GLP-1 계열 약물 오르포글리프론이 노보노디스크의 '리벨서스'와의 직접 비교 임상에서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1년간 1698명의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임상에서 오르포글리프론 복용군은 평균 6.8kg에서 최대 9kg의 체중을 감량했다. 이는 리벨서스 복용군의 평균 감량치인 3.6~5kg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체중 감량 효과는 주사제인 '오젬픽'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오르포글리프론 복용자는 콜레스테롤, 혈압, 중성지방 수치에서도 더 의미 있는 개선을 보였다.
임상을 이끈 훌리오 로젠스톡 박사는 "혈당과 체중 감량을 포함해 우리가 측정한 모든 주요 평가 지표에서 경쟁 약물을 능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강력한 효과만큼 부작용도 더 컸다. 최고 용량의 오르포글리프론을 복용한 환자의 약 10%가 메스꺼움, 설사 등 위장 문제로 임상을 중단했다. 리벨서스 복용군의 중도 포기 비율은 약 5%였다.
오르포글리프론은 복용 편의성에서도 장점을 보인다. 기존 리벨서스가 아침 공복 상태에서 소량의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하는 제약이 있었던 반면, 오르포글리프론은 음식 섭취 여부나 시간과 관계없이 하루 한 번 복용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도 갖출 전망이다. 업계 분석가들은 오르포글리프론의 월간 비용을 약 300달러로 추정하며 "고급 헬스장 회원권" 수준에 비유했다. 이는 월 1000달러가 넘는 오젬픽, 위고비 등 주사제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다.
파트리크 욘손 릴리 인터내셔널 사장은 "전 세계 10억명 이상이 비만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현재의 주사 치료제만으로는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라이 릴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 즉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이미 앨라배마주 헌츠빌 공장에서 수십만개의 알약을 사전 생산하고 있다. 이르면 올봄 비만 치료제로 첫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