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 성향 주 정부들이 대학 교수의 종신 재직권(테뉴어)을 폐지하고 교수회 등 학내 기구의 권한을 박탈하는 등 대학 자율성을 전방위적으로 침해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다수 주 정부가 대학 길들이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가장 극적인 조치는 교수 종신 재직권 폐지다. 오클라호마주는 행정명령을 통해 신규 교수에게 종신 재직권을 부여하는 것을 금지하고, 대신 갱신 가능한 기간제 계약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테네시주에서도 신규 교수 종신 재직권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가 철회됐으며, 켄터키주와 캔자스주에서도 관련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교수들의 학내 의사결정 권한을 축소하려는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아이오와주에 상정된 '대학 지배구조 개혁법안'은 교수회의 권한을 구속력 없는 자문 역할로 격하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에 따르면 교수회 대표는 교수들이 선출하는 대신 총장이 임명하게 되며, 회원 자격도 종신 재직권을 가진 정교수로 제한된다.
텍사스주는 이미 지난해 교수회의 규모와 영향력을 축소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정치적으로 임명된 이사회가 교과과정, 채용 등 학문적 사안에 대한 권한을 갖도록 했다.
정치권이 대학 교과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캔자스, 미주리, 테네시 등 여러 주에서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관련 내용을 필수 교과목에 포함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논의 중이다.
플로리다주 교육부는 주 정부가 승인한 틀에 맞춰 사회학 입문 과목을 가르치도록 공립대학에 요구하고 있다.
오하이오주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연구를 포함하는 미국 시민 소양 과목을 졸업 요건으로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러한 움직임은 교수, 행정가, 이사회가 협력해 대학 정책을 결정하는 '공동 거버넌스' 전통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보수 성향의 맨해튼 연구소가 설계한 모델 법안이 여러 주에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