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는 자살예방사업이 연계 지연과 지속성 부족 등 구조적 문제로 헛바퀴를 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서울시 주요 자살예방사업 효과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사업들이 단기적 성과에 그치거나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차 의료기관과 연계하는 '생명이음 청진기' 사업은 심각한 연계 지연 문제를 드러냈다.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시민이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뒤 보건소 심층상담으로 이어지기까지 3주 이상 걸리는 경우가 절반(61.7%)을 넘었다. 한 달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26.4%에 달했다.

보고서는 참여 의료진의 설명 부족과 긴 연계 시간 등으로 인해 사업 만족도가 낮다고 분석했다. 실제 4회기 상담을 마친 참여자 중 60.8%는 7~19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자살위험군으로 분류돼 단기 상담의 한계를 보였다.

응급실에 실려 온 자살시도자를 지역사회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해 관리하는 '자살시도자 등록관리 사업'의 연계율은 37.8%로 전국 평균(40.1%)보다 낮았다. 보고서는 사회적 낙인에 대한 우려, 공공서비스 불신, 표준화되지 않은 연계 시스템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시민을 '생명지킴이'로 양성하는 사업은 교육 직후 자살예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등 단기 효과는 뚜렷했다. 하지만 교육 효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약화되는 경향이 확인돼 정기적인 보수교육 체계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생명지킴이 병원' 인증제 도입, 태블릿 기반 실시간 연계 시스템 구축, 자살 원인에 따른 맞춤형 연계기관 다양화 등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한편 2023년 서울시 자살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3.0명으로, 특히 80세 이상 노인층의 자살사망률은 52.1명에 달하는 등 심각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