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산사태 발생 위험이 최대 7배까지 차이 나, 자치구별 맞춤형 예보 기준을 도입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연구원은 28일 '자치구 산사태 예보체계 개선을 위한 강우특성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서울의 지질 특성에 따라 산사태를 유발하는 강우량 기준이 크게 다르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초구·관악구 등에 많은 '호상편마암' 지대는 상대적으로 약한 비에도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성북구·강북구 등에 분포한 '화강암류' 지대는 약 7배 더 강한 비가 내려야 산사태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산사태 194건 중 절반 이상인 102건이 서초구(71건)와 관악구(31건)에 집중됐다. 이 기간 인명·재산 피해를 동반한 산사태는 총 42건이었다.
문제는 현행 산사태 예·경보 체계가 이러한 지역적 편차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서울연구원은 산림청이 전국 단일 기준으로 예측 정보를 제공하고 최종 발령 권한은 구청장에게 있지만, 정작 자치구가 자체적으로 위험 수준을 판단할 정량적 기준이 없는 '판단 공백'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보고서는 서울 25개 자치구를 지질 특성에 따라 ▲호상편마암 우세(서초·관악 등) ▲편암류 우세(금천·서대문 등) ▲화강암류 우세(성북·강북 등) ▲복합 지질(은평·노원 등) 4개 유형으로 분류했다. 각 유형에 맞는 차등화된 강우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홍콩, 이탈리아, 일본 등 해외 주요국들이 지역별 기후와 지질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예보 기준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국은 40년간 전국 단일 기준을 유지해왔다.
서울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도출된 자치구별 경보 기준을 올여름 우기 전까지 확정·통보하고, 자체 기준 운영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