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모 뺑뺑이’로 불리는 고위험 산모 미수용 사태를 막기 위해 응급 대응체계를 전면 수술한다. 수도권에 집중된 중증 모자의료센터를 전국 5대 권역으로 확대하고, 비수도권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위험 산모·신생아 진료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충북과 대구에서 병원을 찾지 못한 고위험 산모의 태아나 신생아가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자 긴급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단기적으로 60일 내에 이송·전원 체계를 정비하고 모자의료센터 수가를 인상한다. 119는 임신부 신고 접수 시 다니던 병원으로 우선 이송하고, 진료가 어려우면 권역 및 전국 단위로 수용 가능 병원을 즉시 선정한다. 병원 간 전원도 119구급차가 지원하며 닥터헬기 등 응급헬기 연계도 확대한다.
장기적으로는 2027년까지 전국적인 안전망을 구축한다. 현재 서울에만 2곳 있는 중증 모자의료센터를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에 1곳씩 신설해 총 6곳으로 늘린다. 이를 통해 전국 어디서나 최중증 임산부와 신생아를 최종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대책은 저출생에도 불구하고 고위험 분만 수요는 줄지 않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2019년에서 2024년 사이 전체 출생아는 21.3% 감소했지만, 35세 이상 고령산모 비중은 33.4%에서 35.9%로, 미숙아 비중은 8.1%에서 10.1%로 오히려 늘었다.
반면 공급 기반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은 같은 기간 440곳에서 357곳으로 18.9% 줄었다. 특히 경북 지역 신생아 중환자의 관내 의료 이용률은 5.5%에 불과해, 100명 중 95명이 다른 지역으로 이송되는 실정이다.
정부는 의료진의 사법 부담 완화책도 병행한다. 분만 등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 발생 시 형사처벌 부담을 줄여주고, 불가항력적 분만사고에 대한 국가보상 대상도 산모의 중증장애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의료혁신위원회 전문위원회 논의 과정에서는 현재의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임신 중 위험도를 미리 판별해 분만 기관을 배정하는 ‘지역별 사전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중장기적 방향도 제시됐다. 프랑스의 ‘니보’ 체계처럼 의료기관 역량에 따라 역할을 나누고 고위험 산모를 사전에 연계하는 방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