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곤충의 심장 박동과 같은 생체 신호를 분석해 움직임을 유도하는 '사이보그 곤충' 기술이 개발됐다.

일본 오사카대학교 게이스케 모리시마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곤충의 생체 신호를 AI로 분석해 협력적으로 제어하는 '곤충 시너지 회로'(ISC) 개념을 국제학술지 '로보멕 저널'(ROBOMECH Journal)에 발표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마다가스카르 휘파람 바퀴벌레에 특수 제작한 초소형 배낭을 장착했다. 이 배낭은 곤충의 심장 박동, 신경 신호, 움직임 등 생체 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AI는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곤충의 내부 상태를 추정한다. 곤충이 안정적이고 편안한 상태라고 판단될 때만 방향 전환을 위한 자외선이나 전진을 위한 진동 등 부드러운 자극을 주어 움직임을 유도한다.

반면 곤충이 화학물질이나 열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회피 상태로 추정되면 모든 자극을 중단한다. 곤충 스스로 위험에 대처하도록 '자율권'을 주는 셈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AI 모델은 곤충의 상태를 93%의 정확도로 분류했다. 실제 미로 실험에서 이 기술을 적용한 사이보그 바퀴벌레는 미로를 성공적으로 통과했지만, 일반 바퀴벌레는 음식물이 있는 곳에 머무르며 미로를 완주하지 못했다.

모리시마 교수는 "기존 연구가 곤충을 일방적으로 통제하려 했다면, 이번 연구는 곤충의 상태에 반응하는 상호 제어의 첫걸음"이라며 "핵심은 '통제'에서 '소통'으로의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재난 현장 수색 및 구조, 유해 환경 감시 등 로봇이 접근하기 힘든 공간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곤충을 넘어 다른 생명체와 AI가 협력하는 차세대 사이보그 기술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