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기 원가 급등으로 공급 부족(쇼티지)을 겪는 일부 핵심 부품사만 살아남는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8일 SK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폰과 PC의 총 부품원가(BOM)가 최소 15%에서 최대 4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세 자릿수대 인상이 유력하며, AP·통신모듈·기판 등도 20~50% 이상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SK증권은 이러한 비용 상승 압박 속에서 가격 결정권을 가진 부품은 쇼티지가 명확한 품목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와 MLB(고다층기판) 등 반도체 기판 산업이 5년 만의 '빅사이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애플의 공격적인 증산 전략이 이 같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생산량을 지난해 2억4000만대에서 올해 2억500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판매량 역성장을 겪는 삼성전자나 20~35% 감산을 계획 중인 중국 업체들과 대조적인 행보다.

이에 따라 애플 공급망에 포함된 부품사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SK증권은 애플의 증산으로 관련 부품 수급이 2027년에는 더욱 빠듯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쇼티지가 명확한 부품만이 마진을 방어하거나 늘릴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라는 분석이다.

공급망 병목 현상은 기판을 넘어 원재료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고사양 기판 소재는 일본 소수 업체가 독과점하고 있어, 2027~2028년에는 원재료 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에서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전통적인 IT 하드웨어 대형주가 시장을 주도했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삼성전기 396%, LG이노텍 223%, 대덕전자 216% 등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