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둔화로 K-배터리 산업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인공지능(AI) 반도체용 소재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고 있다.
SK증권은 28일 보고서에서 하반기 배터리 업황의 핵심 변수로 '가동률'을 꼽으며, 전기차 부진을 상쇄할 신규 모멘텀을 확보한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ESS와 유가 상승 기대감으로 반등했던 배터리 업종은 5월 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배터리 셀 3사의 글로벌 점유율은 2025년 1분기 19%에서 2026년 1분기 15%로 하락했다. 북미 전기차 구매보조금 폐지 등의 여파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하반기에도 대다수 기업의 공장 가동률은 40~70%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됐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부진을 만회할 대안으로 ESS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SK증권은 글로벌 ESS 배터리 수요가 2026년까지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위축 규모가 더 커 ESS 성장만으로 업황 전체를 반전시키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시장의 관심은 AI 산업으로 향하고 있다. 보고서는 AI 반도체 기판에 사용되는 '회로박'(동박의 일종)이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기판용 회로박은 기존 배터리용 동박(전지박)보다 가격이 2~3배 높아, 전지박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박 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SK증권은 배터리 셀 업체보다 소재 업체를 더 유망하게 평가했다. 특히 기존 전지박 생산라인을 수익성 높은 회로박으로 전환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ESS용 알루미늄박 수요 증가의 수혜가 예상되는 삼아알미늄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한편, 중국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양상이다. 2026년 1분기 기준 중국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70%에 달했다. SK증권은 중국 CATL이 하반기 '소듐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는 등 기술 격차마저 벌어지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