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군사 협력을 압박하며 국방물자생산법(DPA) 동원과 공급망 위험 기업 지정이라는 초강수를 경고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 국방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국방부가 앤스로픽에 금요일 오후 5시 1분까지 협력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강제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방부가 동원 가능한 수단으로 언급한 DPA는 한국전쟁 당시 제정된 법으로, 국가 안보를 위해 대통령에게 민간 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한다.

딘 볼 전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선임 정책고문은 이를 두고 "협상 자세에서 무기로 사용된 전례를 알지 못한다"며 "완전히 미지의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디드레 멀리건 버클리 로스쿨 기술법센터 교수는 "DPA는 다른 대안이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되도록 설계됐다"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사용 혹은 잠재적 사용"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위험 기업 지정 역시 미국 기업에는 전례를 찾기 힘든 조치다. 이 제재는 주로 화웨이와 같은 외국 기업에 적용되어 왔다.

실제로 2019년 화웨이가 이 명단에 오르자 구글, 퀄컴 등 주요 기업들이 한 달 안에 사업 관계를 끊은 바 있다.

볼 전 고문은 앤스로픽이 처한 위험에 대해 "준국유화되거나 사업에서 퇴출될 수 있다"며 "그들에게는 판돈이 엄청나게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최후통첩은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회동 직후 나왔다.

앤스로픽 대변인에 따르면 회동 분위기는 우호적이었으나 국방부는 군사 협력에 동참하지 않으면 사실상 블랙리스트에 올릴 수 있다는 경고로 마무리했다.

국방부 고위 관리는 이번 교착 상태가 앤스로픽이 우려하는 자율 살상 무기나 시민 감시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다른 미국 기업가들에게도 위축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볼 전 고문은 "이는 미국 정부와 거래하는 것이 극도로 위험하다는 메시지를 기업들에 보내는 것"이라며 "엄청난 위험"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