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위험 지방간 환자 10명 중 1명만이 질환의 심각성을 판단하는 정밀 검사를 받는 등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28일 한양대학교 전대원 교수팀 등과 함께 진행한 '국내 지방간 환자 치료 연계 실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내 성인 1만2946명을 설문해 지방간 질환자 1000명을 최종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방간 환자 중 당뇨병이나 비만 등을 동반한 고위험군은 61.9%에 달했지만 이들 중 간 섬유화 검사를 받은 비율은 12.1%에 불과했다. 간 섬유화 검사는 간이 딱딱해지는 정도를 측정해 간경변·간암 등 중증 질환으로의 발전 위험을 예측하는 핵심 검사다. 고위험군 환자 10명 중 약 9명이 이러한 위험성을 확인하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지방간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전반적인 의료기관 방문율도 낮았다. 진단 환자의 79.9%가 건강검진을 통해 병을 인지했지만, 실제 병원을 찾은 비율은 57.7%로 절반을 겨우 넘었다.

병원을 찾지 않은 이유로는 '심각한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41.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고 믿어서'(23.9%), '의료진의 추가 검사 권고가 없어서'(23.9%) 순으로 나타나 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지방간은 증상이 거의 없어 우연히 발견되지만, 그중 일부는 이미 간 섬유화 위험이 높을 수 있다"며 "발견 이후 어떤 환자에게 추가적인 간 섬유화 검사가 필요한지를 선별하고 실제 검사로 이어지게 하는 체계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가이드라인 권고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현장에서 고위험군조차 간 섬유화 검사를 받지 못하는 점을 확인했다"며 "체계적인 관리 경로 개선 등 의료 현장에 적용 가능한 이행연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