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의 '전력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반도체 신소재 기술이 개발됐다.

캐나다 폴리테크니크 몬트리올 연구팀은 광신호를 전기 신호로 바꾸지 않고 빛 자체로 직접 처리하는 유기 분자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27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현재 데이터센터는 광섬유를 통해 들어온 빛 신호를 처리하기 위해 이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고 다시 빛으로 바꾸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 손실과 발열이 발생한다.

특히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끊임없이 주고받아야 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주범으로 꼽힌다.

연구팀이 개발한 신소재 'TPA-QCN'는 이런 변환 과정 없이 빛을 직접 증폭하거나 변조하는 등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 실리콘 기반 반도체 위에 얇은 막 형태로 증착해 기존 공정과 호환되는 것도 장점이다.

연구를 이끈 스테판 케나-코헨 교수는 "이 소재는 스스로 정렬하는 특성이 있어 빛을 조작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며 "이는 현재의 실리콘 광학 칩으로는 불가능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통신용 적외선을 눈에 보이는 적색광으로 변환하는 데 성공하며 기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논문 제1저자인 피에르-뤽 테리올 연구원은 "기존 반도체 산업 표준 공정을 이용해 저온, 저비용으로 광학 칩에 새로운 기능을 직접 통합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양자 기술에 사용되는 특수 광원이나 고성능 광학 부품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