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민주당 주도 4개 주에 대한 공중보건 보조금 6억 달러(약 8580억 원) 삭감 조치를 일시 중단했다. 일리노이주 법원이 5일(현지시간) 결정했다.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일리노이, 미네소타 등 4개 주는 질병 발생 추적과 성소수자 및 유색인종 공동체의 건강 결과 연구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삭감을 막기 위해 지난 4일 소송을 제기했다.
일리노이 연방지방법원 마니시 샤 판사는 삭감 조치를 14일간 유예하며 "해당 주들이 이 조치로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을 것임을 입증했다"고 명령서에 밝혔다.
이에 따라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주 및 시 보건부와 파트너 기관으로의 보조금 지급은 계속된다.
콜로라도주 필 와이저 법무장관은 "법원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첫 번째 보조금 집행이 5일 중단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HHS)는 이들 보조금이 CDC의 우선순위를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종료된다고 밝혔다.
CDC는 지난해 특정 인구집단이 건강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건강 형평성' 개념에서 벗어나는 방향으로 우선순위를 재조정한 바 있다.
예산의 상당 부분은 특히 게이·양성애 남성, 청소년, 소수 민족 사이에서 HIV와 기타 성병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됐다.
4개 주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정치적 반대자들로, 이번 삭감 조치를 이민 단속 강화에 반대한 데 대한 보복으로 보고 있다.
이들 주는 식량 지원 프로그램, 보육 보조금, 전기차 인프라 등 다른 연방 예산 삭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일리노이주 콰메 라울 법무장관이 주도한 이번 소송은 의회가 이미 승인한 자금에 소급 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울 장관은 "전혀 관련 없는 이민 정책에 맞서는 민주당 주도 4개 주를 표적으로 삼는 것은 우리를 굴복시키려는 투명한 시도"라며 "대통령은 일리노이주에 대한 1억 달러(약 1430억 원) 이상을 포함한 중요한 공중보건 자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대가를 치르는 것은 우리 주민들"이라고 밝혔다.
법무장관들은 자금 손실로 수백 명의 공중보건 인력을 해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네소타주 키스 엘리슨 법무장관은 소송 기간 동안 법원의 유예 조치를 연장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유사한 시도들을 일시적으로 차단해왔다.
여기에는 4개 주와 뉴욕주를 포함한 저소득층 가정을 위한 보육 보조금 및 기타 프로그램에 대한 수십억 달러 삭감 계획도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