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가계 저축률이 국가별로 큰 격차를 보이는 가운데, 그리스는 유일하게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마이너스' 저축 국가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신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평균 가계 순저축률은 8.1%로 집계됐다. 스웨덴과 헝가리가 14.7%로 가장 높은 저축률을 기록한 반면, 그리스는 -9.3%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가계 순저축률은 가처분소득에서 최종 소비지출을 제외한 부분이다. 그리스의 마이너스 저축률은 가계가 소득보다 더 많이 지출하고 있다는 의미로, 기존 저축액을 사용하거나 대출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스웨덴과 헝가리 외에도 체코(13.7%), 프랑스(12.8%), 독일(10.3%), 네덜란드(10.2%) 등이 10%를 넘는 높은 저축률을 보였다. 스페인(9.2%)과 아일랜드(9%)도 EU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유럽의 주요 경제 대국인 영국(4.7%)과 이탈리아(3.2%)는 상대적으로 낮은 저축률을 기록했다. 라트비아는 저축률이 0%로 나타나 소득 전부를 소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리스의 마이너스 저축률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2010년 국가 부채 위기 이후 저축률이 급격히 악화돼 2013년에는 -16.5%까지 떨어졌으며, 이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가계 저축률 산출이 복잡하고 국가 간 비교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미하엘 할리아소스 독일 괴테대 교수는 "인구 고령화 구조와 새로운 위기에 대한 연령·직업 그룹별 대응 방식이 저축 수준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럽인들이 저축하는 주된 이유는 미래의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거나 은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국경제조사국(NBER) 연구에 따르면, 공적연금이나 공공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진 국가일수록 가계의 은퇴 및 예비 목적 저축 성향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