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원유가 다른 나라를 거쳐 국내에 들어와도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
관세청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원유 직접운송 인정 특례’를 신설하는 등 원유 수입선 다변화를 위한 3대 지원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중동 정세 불안에 대응해 안정적인 원유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존에는 자유무역협정(FTA) 특혜세율을 적용받으려면 협정국에서 한국으로 원유를 직접 운송해야 했다. 이 때문에 미국산 원유를 수입하면서 다른 나라를 경유할 경우, 정유사들은 직접운송 원칙을 입증하지 못해 관세 혜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S사는 지난해 미국산 원유 도입 과정에서 4건(400만 배럴)에 대해 직접운송을 입증하지 못해 FTA 관세 혜택을 받지 못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번 특례 신설로 정유업계는 복잡한 서류 대신 선박위치정보(AIS) 등 보유 자료만으로 직접운송을 쉽게 입증할 수 있게 된다.
H사 관계자는 “직접운송 입증 부담으로 놓치는 원유가 많았는데, 이번 특례로 미국산 원유 도입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은 이와 함께 호주산 나프타 대체품의 품목분류를 원유가 아닌 석유제품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3% 관세와 비축의무가 면제돼 연간 약 250만 톤의 고품질 대체 원료를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는 작년 석유화학 업계 전체 나프타 수입량의 약 16%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원산지증명서 발급에 6개월 이상 걸려 국내 업체들이 수입을 꺼렸던 말레이시아산 원유 문제도 해결에 나선다. 관세청은 발급 기간을 단축할 방안을 말레이시아 당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경제안보품목 공급망 전반에 걸친 규제혁신을 지속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국내 에너지 수급 안정에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