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중국 위안화가 아닌 미국 내부의 문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무역금융의 80% 이상이 여전히 달러로 결제되는 등 달러의 지배력은 공고하다. 그러나 2025년 6월 기준 전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56%로 감소했다. 반면 중국 위안화의 무역금융 점유율은 2017년 12월 2.5%에서 올해 9월 7.3%로 상승했다.

달러 패권의 가장 큰 위협은 미국의 재정 건전성 악화에서 비롯된다. 2025년 7월 통과된 대규모 감세 법안 등으로 미국의 재정 적자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2030년까지 1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나타난 정책 변화도 달러의 신뢰도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지정학적 분열이 심화하면서 미국의 안정성에 대한 믿음이 줄었다.

미국이 달러를 제재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미국과 유럽의 제재 이후 SWIFT를 대체할 결제 시스템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여러 국가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으며,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 비영리 경제 연구소(NBER) 보고서는 이러한 중국의 역할이 국제 금융 시스템을 다극화하지만 투명성은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2015년 독자적인 국경간 위안화 결제시스템(CIPS)을 도입하며 달러 중심 금융망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케냐가 미국 달러 표시 대출 3건을 위안화로 전환하는 등 위안화의 사용 범위는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미국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확산을 통해 달러 수요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2025년 7월 제정된 관련 법안들은 민간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장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준비자산으로 미 국채를 매입하도록 유도해 달러의 국제적 매력을 유지하려는 조치다.

한편, 유로화는 외환보유고 비중 2위를 차지하는 등 달러의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제한적인 재정 통합과 통일된 군사력 부재가 기축통화로 부상하는 데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 중반까지 디지털 유로를 도입해 유로화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