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의 가계 저축률이 극심한 양극화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과 헝가리 가계는 소득의 약 15%를 저축하는 반면, 그리스는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마이너스(-) 저축률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4년 또는 2025년 기준 유럽연합(EU) 평균 가계 순저축률은 8.1%로 집계됐다. 스웨덴과 헝가리가 14.7%로 가장 높았고, 체코(13.7%), 프랑스(12.8%), 독일(10.3%), 네덜란드(10.2%)가 그 뒤를 이었다. 스페인(9.2%)과 아일랜드(9%)도 EU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영국(4.7%)과 이탈리아(3.2%)는 상대적으로 저축률이 낮았다. 특히 라트비아는 저축률이 0%로 소득을 모두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슬로바키아(2%), 에스토니아(3%), 포르투갈(3.4%) 등도 4% 미만에 머물렀다.
조사 대상국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저축률을 기록한 국가는 그리스(-9.3%)였다. 이는 가계가 가처분 소득보다 더 많이 지출했다는 의미로, 기존 저축을 사용하거나 빚을 내 지출을 감당했음을 시사한다. 그리스의 저축률은 2010년 재정 위기 이후 급격히 악화해 2013년 -16.5%까지 떨어졌으며,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가 간 저축률 비교가 복잡하다고 지적한다. 미하엘 할리아소스 프랑크푸르트 괴테 대학교 교수는 "소득 신고 누락이나 소비 측정의 어려움 등으로 국가별 비교가 쉽지 않다"며 "인구 구조와 경제 위기에 대한 각국의 대응 방식이 저축률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사회 안전망 수준이 저축 동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찰스 유지 호리오카와 루이지 벤투라가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2025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공적 연금 제도가 잘 갖춰진 국가는 노후 대비 저축이 적고, 공공 의료 시스템이 튼튼한 국가는 예비비 목적의 저축이 적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유럽에서 노후 대비와 예비비 마련이 저축의 주된 동기라는 점은 사회 안전망이 완벽히 충분하지는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