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억만장자들의 실효세율이 자산 대비 0.3%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최저 2%의 '부자세'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조세관측소에 따르면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연평균 자산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을 제외하고도 7.5%에 달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세율은 자산의 0.3% 수준에 그쳤다.
이는 억만장자들이 '바이, 보로우, 다이'(Buy, Borrow, Die)로 불리는 절세 전략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을 사들인 뒤 팔지 않고, 이를 담보로 낮은 금리로 대출받아 생활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대출은 과세 소득으로 잡히지 않는다.
이후 사망 시에는 상속인이 해당 자산을 사망 당시 시장 가격으로 물려받게 돼 기존 자본 이득에 대한 세금 없이 증여가 가능하다.
미국 비영리 언론매체 프로퍼블리카가 입수한 미국 국세청(IRS) 자료에 따르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2007년과 2011년 연방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역시 2018년 소득세 납부액이 없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상위 25명의 부자들은 자산이 총 4010억달러(약 577조원) 늘었지만, 이들이 낸 연방 소득세율은 평균 3.4%에 불과했다.
이에 프랑스 경제학자 가브리엘 주크만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전 세계 3000여명의 억만장자에게 최소 2%의 자산세를 부과하는 '글로벌 최저한세'를 주요 20개국(G20)에 제안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연간 2000억~2500억달러(약 288조~360조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부유세 도입 시 조세회피처로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주크만 교수는 130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15% 글로벌 법인세 최저한세'와 같은 국제 공조와 국적 포기 시 부과하는 '출국세' 강화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제안은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