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의 기나긴 침체 터널을 지나온 국내 의류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신증권은 26일 보고서를 통해 자산 시장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와 소비 심리 회복으로 내수 의류 브랜드 기업의 실적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글로벌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들은 하반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23년부터 3년간 이어진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황, 해외여행 수요 급증으로 국내 의류 소비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반도체 등 주요 산업 호황과 증시 부양책에 힘입은 자산 효과로 내수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부터 국내 소매 판매액 증가율이 물가 상승률을 넘어서며 실질적인 소비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 3년간 소비가 위축됐던 패션 품목의 매출이 백화점을 중심으로 살아나면서 국내 패션 기업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주요 내수 브랜드 기업들은 강력한 턴어라운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한섬의 올해 1분기 매출총이익률이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2분기에도 강력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2026년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1.9% 증가한 111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주력 사업인 해외 패션과 수입 화장품 매출이 고성장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회사의 2026년 영업이익은 560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반면 한세실업, 화승엔터테인먼트 등 글로벌 OEM 기업들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관세 문제와 중동 지역 전쟁 여파로 고객사들이 보수적인 재고 정책을 유지하면서 수주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능성 고가 아웃도어 제품을 제조하는 영원무역은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외적으로 평가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수 브랜드 기업들은 가벼워진 재고로 마진이 상승하며 영업 레버리지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는 내수 브랜드 기업 간 밸류에이션 격차가 해소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