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고립된 환경에서는 동료와 너무 가까이 지내는 것이 오히려 팀워크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대와 베른대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남극 '콘코디아 기지'에서 10개월간 생활한 대원 12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2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콘코디아 기지는 지구상 가장 고립된 장소 중 하나로, 미래의 장기 달·화성 탐사를 위한 최적의 모의 환경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대원들에게 웨어러블 센서를 착용시켜 서로 얼마나 자주, 오래 접촉하는지 자동으로 기록하고 설문조사를 병행했다. 분석 결과, 다른 대원들과 물리적 접촉 빈도가 높을수록 오히려 갈등을 더 많이 겪고 불신이 커지며, 스스로 인식하는 성과도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얀 슈무츠 취리히대 교수는 "극한 조건의 소규모 팀에서는 더 많은 접촉이 사회적 지지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분석이 상관관계를 보여줄 뿐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대원들이 같은 언어나 국적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소그룹을 형성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러한 소그룹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지지 기반이 될 수 있지만, 팀 전체의 분열을 초래하고 결속력을 약화시킬 위험도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수의 인원이 사생활이 거의 없는 상태로 수개월에서 수년간 함께 생활해야 하는 미래 장기 우주 임무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잠수함, 해상 석유 시추 플랫폼 등 다른 극한 환경에도 적용될 수 있다. 슈무츠 교수는 "팀의 사회적 역학 관계를 조기에 파악하고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