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서부 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최상위 포식자인 퓨마가 초식동물인 사슴보다 서식지 감소에 더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연구팀은 2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2년간 네바다주와 유타주에 서식하는 노새사슴, 흑곰, 퓨마 등 3000여 마리의 위치추적(GPS)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극심한 가뭄 상황에서 각 동물의 적합 서식지 면적은 10% 이상 감소했다. 특히 먹이사슬 상위로 갈수록 피해가 증폭되는 현상이 관측됐다.
초식동물인 노새사슴의 서식지는 10% 줄어든 반면, 잡식성인 흑곰은 14%, 육식동물인 퓨마는 18%까지 감소했다. 이는 가뭄으로 식물이 줄어들면 초식동물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다른 결과다.
연구팀은 포식자가 먹이를 찾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기회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환경 변화에 더 민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커비 밀스는 "퓨마는 사슴처럼 녹색 식물을 닥치는 대로 먹을 수 없어 먹이를 찾는 데 더 많은 제약을 받는다"고 말했다.
가뭄은 서식지뿐만 아니라 동물의 번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극심한 가뭄 시기에는 암컷 노새사슴 한 마리당 새로 태어나는 새끼의 수가 3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기후 변화와 야생동물 보존이 밀접하게 얽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닐 카터 미시간대 부교수는 "기후, 가뭄, 산불과 경관 계획, 야생동물 관리 등 개별적으로 다뤄지던 문제들이 이제는 긴밀히 얽혀있음이 드러났다"며 "새로운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