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차단을 위해 전국 4천800여 개 돼지농장에 대한 전수 검사에 착수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3일 역학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설 연휴 기간 사람과 차량 이동 증가로 추가 발생이 우려된다며 긴급 방역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올해 첫 발생은 지난 1월 16일 강원 강릉에서 시작돼 12일까지 총 14건이 발생했다. 경기 4건, 강원 1건, 충남 3건, 전북 2건, 전남 2건, 경북 1건, 경남 1건 등이다.

특히 그간 발생하지 않았던 충남, 전북, 전남,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 특징이다.

발생 농장 10개소에 대한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결과 8개소에서 IGR-Ⅰ 유전형이, 2개소에서 IGR-Ⅱ 유전형이 검출됐다. IGR-Ⅱ는 국내 야생멧돼지 유래 바이러스와 같은 유전형이다.

정부는 IGR-Ⅰ 유전형이 검출된 8개소 중 3개소는 발생농장과 역학관계가 있어 차량·가축 이동을 통한 발생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머지 5개소는 개별 발생으로 보고 농장 종사자, 불법 축산물 등에 의한 발생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실제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국 외국식료품판매업소 53개소를 단속한 결과 1개소에서 미신고 축산물 4품목이 적발됐다. 이 중 3품목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

이번 발생의 또 다른 특징은 폐사 패턴이 기존과 달라졌다는 점이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는 어미 돼지 중심으로 폐사가 발생했으나 올해는 어린 돼지 중심으로 폐사가 일어났다.

ASF 바이러스 환경 검출 건수도 2019년부터 2025년까지 평균 1건이었으나 올해는 평균 5.2건으로 급증했다. 항체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나고 폐사 등 급성형 증상이 발현돼 고병원성 ASF로 확인됐다.

정부는 확산 차단을 위해 13일까지 종돈장 150개소와 번식 전문 농장 271개소에 대한 검사를 우선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28일까지 일반 돼지농장 4천800여 개소와 농장 내부로 진입하는 가축운반차량을 대상으로 2단계 전수 검사를 실시한다.

아울러 수의과대학 10개소와 민간연구소 12개소 등 민간 병성감정기관 22개소를 활용해 예찰·검사 체계를 강화한다. 전국 돼지 도축장 69개소에서 출하되는 돼지 1천 개소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한다.

정부는 또 발생 시·군 7개와 지역별 양돈사육규모가 큰 시·군 8개 등 총 15개 시·군을 대상으로 방역관리 실태 특별점검에 나섰다.

점검 대상 지역은 경기 화성·포천, 강원 원주·철원, 충북 진천·음성, 충남 보령·당진, 전북 김제·정읍, 전남 나주, 경북 고령·영천, 경남 창녕, 제주 제주 등이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축산농가 및 축산관계시설 종사자는 출입자·차량 소독을 철저히 하고 외부인 출입 금지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며 "일반 국민도 축산농장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불법 축산물 단속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돼지 혈분 등 돼지 유래 혈액을 원료로 사용하는 사료·첨가제, 축산기자재, 지하수 등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