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가 인공지능(AI)의 영향과 위험을 평가할 40명 규모의 글로벌 과학패널을 117대 2의 압도적 찬성으로 승인했다. 미국은 강력히 반대했다.
193개 유엔 회원국은 9일(현지시간) 총회에서 이 안건을 표결에 부쳐 미국과 파라과이만 반대표를 던졌고, 튀니지와 우크라이나는 기권했다. 유럽과 아시아의 미국 동맹국들은 러시아, 중국 및 다수 개발도상국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승인을 "AI에 대한 글로벌 과학적 이해를 향한 기초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세상에서 이 패널은 그동안 부족했던 것을 제공할 것"이라며 "기술 역량에 관계없이 모든 회원국이 동등한 입장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엄격하고 독립적인 과학적 통찰력"이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이 직접 설립한 이 패널은 AI 분야의 지식 격차를 해소하고 실제 경제·사회적 영향을 평가하는 데 전념하는 세계 최초의 완전 독립 글로벌 과학 기구로 묘사된다.
로렌 러블레이스 미국대표부 고문은 "이 패널은 유엔의 권한과 역량을 현저히 초과한 것"이라며 "AI 거버넌스는 유엔이 지시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통제된 감시 사회라는 비전을 강요하려는 권위주의 정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국제기구에 AI에 대한 권한을 양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패널이 선정된 불투명한 방식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40명의 패널 위원이 2천600명 이상의 후보자 가운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유엔 디지털·신흥기술사무국, 유네스코(UNESCO)의 독립적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3년 임기로 활동한다.
패널 위원은 주로 AI 전문가로 구성됐지만 다른 분야 전문가도 포함됐다.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필리핀 출신 마리아 레사 언론인도 위원으로 선정됐다.
미국에서는 AI·데이터마이닝·고성능컴퓨팅 연구에 집중하는 미네소타대 비핀 쿠마르 교수와 AI에서 복잡한 문장의 단어 의미 포착 연구를 해온 콜로라도대 은퇴 교수 마사 팔머 언어학 전문가가 참여한다.
중국에서는 상하이자오퉁대 및 상하이인공지능연구소 원장 송하이타오와 중국공정원의 클라우드컴퓨팅 기술 전문가 왕지안이 패널에 합류했다.
우크라이나는 AI 규제·윤리·거버넌스 전문가인 러시아의 안드레이 네즈나모프가 패널에 포함된 것에 반대해 기권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