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토양 30cm 아래에 기후변화 대응의 열쇠가 될 수 있는 거대한 탄소 저장고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인도 아미티대, 중국 칭화대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전 세계 농경지 토양 표면 30cm 아래 심토층에 막대한 양의 탄소가 저장돼 있으며, 이를 관리하는 것이 기후변화 완화에 중요하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전 세계 관련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토양 30cm 아래 심토층에 저장된 탄소량이 전 세계적으로 850페타그램(Pg·8500억톤)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토양 1m 깊이 내 전체 탄소 저장량의 50~60%를 차지하는 규모다.
심토층에 저장된 탄소는 표토층 탄소보다 훨씬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점토 광물과의 강한 결합과 미생물 활동이 적은 환경 덕분에 탄소가 분해되지 않고 수천 년간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심토층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격리하는 영구적인 저장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 심토 탄소 저장고가 위협에 면역된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뿌리가 깊은 식물이 새로운 탄소를 공급하면, 이를 계기로 미생물이 활성화돼 오히려 기존에 저장된 오래된 탄소를 분해해 방출하는 '긍정적 점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 강수 패턴 변화, 깊이갈이(심경)와 같은 경작 방식의 변화 등도 안정된 심토 탄소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장기적인 탄소 흡수원을 새로운 배출원으로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심토 탄소 저장량을 보호하고 늘리기 위한 농업 전략으로 다년생 심근성(深根性) 작물 재배, 점토·바이오차·철광물 등을 활용한 토양 개량 등을 제시했다.
논문의 교신 저자인 난티 볼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교수는 "수십 년간 우리의 기후 계산은 토양 표면 30cm에만 집중하며 표면을 긁는 수준에 머물렀다"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진짜 탄소 보고(寶庫)는 훨씬 더 깊은 곳에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