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로 미국의 미사일 재고가 고갈 위기에 처하면서 한국 방위산업이 유럽과 중동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에너지 공급망 재편은 국내 조선업에 수주 호황을 안겨주고 있다.
22일 키움증권이 발표한 '조선/기계/방산 하반기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중동 전쟁에서 미국이 비축 재고의 최대 50%에 달하는 미사일을 소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를 다시 채우는 데는 최대 4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미국의 미사일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유럽과 중동 지역이 미국 방산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빠른 납기와 현지 생산 등을 제시하는 한국 방산업체의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국내 방산 5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현대로템·LIG D&A·한화시스템)의 합산 수주잔고는 올해 1분기 기준 약 164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약 56조원의 신규 수주를 달성했으며, 올해는 50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방위비 지출도 급증하는 추세다. 2025년 2조8000억달러 수준인 글로벌 방위비는 2035년 6조60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같은 기간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6%까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 역시 지정학적 위기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대체 에너지 공급망 확보를 위한 가스선과 탱커선 신조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4월까지 전 세계 신조선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40.4% 증가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미국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 조선 4사의 1분기 수주잔고는 약 154조원으로,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새로운 성장 동력도 포착됐다. 보고서는 미국이 자국 조선업 재건을 위해 추진하는 '해양 행동 계획(MASGA)'이 하반기 구체화될 경우 국내 조선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또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비상 전력원으로 선박용 엔진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주목했다.
키움증권은 이번 보고서에서 최선호주로 LIG D&A, 현대로템, HD현대중공업을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