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이 피부에 붙여 인공지능(AI) 연산을 수행하는 신소재 컴퓨팅 패치를 개발했다. 외부 서버 없이 신체에서 직접 건강 데이터를 수 밀리초(1000분의 1초) 만에 분석할 수 있어 응급 상황 대응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미국 시카고대 프리츠커 분자공학대학(PME) 연구팀은 아르곤 국립연구소와 공동으로 이 같은 기능을 갖춘 '신축성 뉴로모픽 회로'를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최신호에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기존 스마트워치가 데이터를 외부 서버로 보내 분석하는 것과 달리, 이 패치는 신체에 부착된 상태로 즉시 연산을 처리한다.
연구팀은 유연한 표면에 '유기 전기화학 트랜지스터'(OECT)를 인쇄하는 새로운 제조 공법을 개발해 이번 성과를 이뤄냈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굳는 새로운 고분자 젤을 이용해 기존 반도체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1㎠당 1만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는 데 성공했다.
이 트랜지스터는 뇌의 시냅스처럼 정보를 저장하는 기능이 있어 AI 알고리즘 구동에 적합하다. 연구를 이끈 시홍 왕 시카고대 분자공학부 부교수는 "웨어러블 및 이식형 기기에 개인화된 의사를 즉시 통합하는 미래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실제 기증된 인간 심장의 데이터를 활용해 이 패치의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치명적인 부정맥인 심실세동을 유발하는 비정상적 전기 신호의 위치를 1.5배 이상 늘어난 상태에서도 99.6%의 정확도로 찾아냈다. 기존 방식으로는 데이터 전송 시간 때문에 불가능했던 실시간 분석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콜레스테롤, 혈당, 심전도 등 개인 건강 데이터를 종합해 심장마비 위험을 평가하는 테스트에서는 83.5%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향후 이 컴퓨팅 패치를 무선 통신 부품, 센서 등과 결합해 통합 건강 관리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공동 저자인 팡팡 시아 아르곤 국립연구소 컴퓨터 과학자는 "데이터를 원격 서버로 보내는 대신, 생명이 있는 바로 그곳에서 데이터의 의미를 파악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