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이용해 특정 단백질의 기능을 켜고 끄는 '미니 단백질'을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
미국 워싱턴의대 단백질설계연구소(UW Medicine Institute for Protein Design)와 스케이프 바이오(Skape Bio)가 주도한 공동 연구팀은 AI로 G단백질결합수용체(GPCR)를 활성화하거나 차단하는 단백질 설계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2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GPCR은 세포막에 존재하며 시각, 후각부터 아드레날린, 인슐린 등 호르몬 감지까지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생리 과정에 관여하는 핵심 수용체다.
연구팀은 AI를 활용해 GPCR의 깊고 유연한 주머니 구조에 정확히 결합하는 100개 미만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미니 단백질'을 설계했다. 이 미니 단백질은 GPCR의 신호 전달을 정밀하게 켜거나 끌 수 있다.
논문의 교신 저자인 데이비드 베이커 단백질설계연구소 소장은 "단백질 설계는 단백질이 어떻게 접히는지에 대한 이해를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GPCR의 동적 움직임을 활용해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하는 일반화된 접근법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연구팀이 설계한 미니 단백질은 기존에 임상에서 사용되는 약물과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도 부작용은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1 저자인 에딘 무랏스파히치 박사는 "컴퓨터로 설계한 미니 단백질이 살아있는 세포에서 GPCR 신호 전달을 실제로 제어하는 것을 본 것은 결정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한 수만 개의 단백질을 살아있는 인간 세포에서 직접 테스트할 수 있는 새로운 스크리닝 시스템도 개발해 GPCR 표적 단백질 발굴 속도를 높였다.
연구 성과를 상용화하기 위해 설립된 스케이프 바이오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대사, 염증, 신경 질환 등 기존 방법으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GPCR 표적 치료제 개발에 적용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