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토양의 탄소 저장 능력을 분석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디지털 토양학' 시대의 가능성이 열렸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은 2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사이언스'(Frontiers in Science)에 AI 시스템이 토양 과학 연구를 가속하고 기후변화 적응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다중 에이전트 AI 시스템에 토양의 탄소 저장 원리와 한계에 대한 가설을 생성하도록 했다. AI는 기후의 영향, 생물학적·화학적 통제, 관리 전략 등 전문가 연구와 일치하는 5가지 핵심 가설을 성공적으로 도출했다.

이는 AI가 문헌 검토나 시나리오 개발 같은 초기 연구 단계를 자동화해 과학자들이 더 깊이 있는 분석과 현장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함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영양분 손실, 수분 부족, 토양 침식 등을 조기에 감지해 지속가능한 농업과 토양 관리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의 주 저자인 부디만 미나스니 시드니대 교수는 "토양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식량 및 기후 시스템에 이익을 줄 수 있다"며 "AI가 토양 연구를 가속할 기회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AI가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토양 복제본'을 만들고, 컴퓨터 모델에서 기후 적응 전략을 미리 시험하는 등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연구팀은 AI가 인간 전문가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데이터 품질, 모델의 투명성, 편향성 등의 문제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공동 저자인 메르세데스 로만 도바르코 스페인 바스크 농업연구개발연구소 박사는 "AI는 인간의 과학적 작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향상시키는 보조 도구로 취급해야 한다"며 "상황적 판단, 창의성, 비판적 해석은 과학자의 몫"이라고 강조했다.